[함께채움] 지역형 청년 사회주택 모델 ‘전주 달팽이집’ 집들이

 * 이 글은 함께채움 프로젝트 블로그에 게시된 활동소식입니다.

행정안전부는 ‘2018 국민해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주달팽이집>을 통한 사회주택 전국 확산 모델 실험을 2018년 하반기 진행했습니다. 서울에서 실험된 사회주택모델의 전국적 확산 및 지역의 사회주택 공급주체를 형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는데요. 실험 방법은 서울 지역과 전주 지역의 주거문제 및 주요 의제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전주달팽이집을 거점으로 전주 지역의 잠재 수요자⋅사업자를 탐색하며, 전주 지역 공동체에 사회주택운영 사례⋅경험을 공유 하는 등의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서울의 사회주택모델이 다른 지역에서도 유효한가? 다른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가? 실험기간 동안 지역공동체 기반의 사업주체를 형성할 수 있었는가? 어떤 난관이 있었는가? 등을 평가 지표로 삼았습니다.

전주 달팽이집이 첫 봄을 맞이했던 2018년 4월의 봄 날, 전주 달팽이집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고, 새롭게 달팽이집에 살게된 조합원들에게 축하를 전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지역에 청년들의 안정적인 활동 기반이 될 수 있는 공동체주택을 만들게 된 이야기와 새롭게 시작한 달팽이집에 대한 궁금증으로 여러 지역에서 찾아와 주셨습니다.

처음으로 여러명의 조합원들과 지역의 청년들을 초대하는 것이라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달팽이집이 생겼으니까 손님들이 이 집을 잘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은 물론이고, 하룻밤 잘 편한 잠자리와 같이 먹을 식사, 동네 꽃동산에 산책가는 일정 등을 준비했습니다. 잘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준비할 것들이 많았는데 조합원 분들이 두 팔걷고 나서 주셔서 20채나 되는 이불, 20인분의 먹을거리와 요리, 행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첫 봄맞이행사, 1박 2일간 전주 달팽이집에서 있었던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린웨이 환경축제
토요일 오후에는 전주 달팽이집 행사에 앞서 전주시민들과 환경과 정책에 관해 캠페인을 하는 행사에 주거 분야의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전주의 시민들이 생각하는 주거문제는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청년 스스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달팽이집에 관해 소개했습니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단위나 미성년인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행사여서 청년 주거에 직접적인 당사자를 많이 만나지는 못했으나, 시민들에게 전주에 생긴 달팽이집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야식당
주말 밤에 여는 남부시장의 야시장 옆에 전주 달팽이집의 야식당을 열어서 집들이 전야제 행사를 했습니다.
전주 민달팽이 모임에서 자주 만났던 청년들과 전주 희망단으로 활동하는 청년들, 서울에서 온 민달팽이 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색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만나서인지 편안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서로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서 알아가고, 달팽이집에 종종 와서 이웃처럼 지내게 되어보자 면서 가까워졌습니다. 밤이 깊어질 수록 이야기가 깊어져서 새벽까지도 잠에 들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집들이
전주 달팽이집 봄맞이 행사의 메인인 집들이 행사는 야식당 다음날 점심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야식당의 여파로 피곤했지만, 전주 달팽이집에서 하룻밤을 함께한 청년들과 집안 곳곳을 벚꽃으로 장식하며 이 집에 손님을 맞이하는 설렘이 있었습니다. 야식당에서 끈끈해진 덕분인지 손발이 척척 맞아서 꾸미기, 음식 준비하기 등 즐겁게 했습니다.

12시부터는 손님들이 도착하기 시작 했습니다. 서울과 전주의 조합원분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와 주셨습니다. 주거복지 관련해서 광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지방에서 운영하는 공동체 주택이 궁금해서 순천에서 찾아온 분, 서울에서 아무나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달팽이집을 여유있게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자 간단한 자기 소개와 달팽이집을 찾아 온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어서 민쿱의 임소라 이사장이 전주에서 달팽이집을 만들게 된 배경에 관해 설명 했고, 성은혜 운영지원팀장은 달팽이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긴 이야기였지만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고, 지역에서 안정적인 집이 필요하다는 공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전주 달팽이집의 사례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지역의 사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 만남이 의미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눈 후 집 근처에 있는 완산공원으로 꽃놀이를 갔습니다. 이 곳은 꽃놀이 명소로 꼽히는 곳이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습니다. 오전에 잠깐 비가 내려 꽃지 다 지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벚꽃이 흩날려서 더 아름다웠던 산책길을 걸으면서 봄을 만끽하였다. 아마 이 벚꽃을 보러 매년 전주 달팽이집을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팽이집을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벚꽃의 추억도 함께하며 전주 달팽이집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주에 찾아오기 어려워 함께하지 못한 조합원들께 집들이 행사에서 나눴던 이야기 몇가지와 집들이 이후에 전주 달팽이집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주에 달팽이집을 만들게 된 이야기
지방의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전주의 조합원들이 있었습니다. 서울에 비해 주거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사회에 이제 막 진입하여 집을 구하는 청년들의 선택지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고립되고 열악한 주거환경, 목돈이 없고 주거비가 부담스러워 독립하지 못하는 상황, 공급위주의 정책으로 치우쳐 세입자들은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살 수 없게하는 상황 등이 있었습니다. 청년은 지금 좋은 주거환경을 가질 수 없고 앞으로도 불안정한 주거에 놓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주 청년들이 모여 그들의 주거 문제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살고있거나 살아본 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무엇이 문제 였고, 어떻게 하면 나아 질 수 있는지 고민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이해하기 위해 서로의 집에서 모임을 열기도 했습니다. 집을 구해본 경험이 없어서 불법 개조된 주택에 살게 된 이야기, 열악한 집을 여러번 겪으면서 생긴 노하우로 겨우 이제야 살만한 집을 구할 수 있었던 이야기, 넓은 평수의 원룸에 살지만 보일러가 되지 않아 전기장판 위에서만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의 주거문제를 이해해 나갔습니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말로 가려져있었지만, 더 나은 집을 살고 싶어하는 청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청년도 집 다운 집에서 안정적인 관계망 안에서 살아 갈 권리가 있습니다.
전주에서 달팽이집으로 지역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풀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했습니다.
함께 모여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집을 찾는 일은 전주시 사회주택 정책을 활용하여 전주시 시소유 주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책은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처음으로 시도한 민관협력 주택공급사업으로 민쿱은 시 소유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청년을 대상으로 10년동안 시세 80% 이하로 집을 공급 운영하는 사업자로 선정되어, 전주에 달팽이집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쿱은 달팽이집을 리모델링 해온 경험을 살려 전주 달팽이집 리모델링 공사를 직접 진행하였습니다. 2년간 사용되지 않았던 1990년대 지어진 주택은 구석구석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가 새고 관리가 되지 않아 1층 대부분이 곰팡이로 덮여 있었고, 주방이 크고 화장실이 적은 일반적 형태의 가족들이 살았던 집의 구조가 청년들이 함께 살기에는 불편했습니다. 수리하고 구조를 변경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주택은 집과 상가가 함께 붙어있는 구조 였는데 커뮤니티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벽으로 가로막혀 있던 것에 통로를 만들어 사용해서 이 집을 더 잘 활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유독 달팽이집은 추운 겨울에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한파와 폭설 경보가 때때로 울리던 2월까지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공사 계획과 철거, 전기, 설비, 단열, 목공, 가구, 마감 공사, 살림살이를 장만하는 일까지 꽤나 큰 공사 범위 였습니다.

리모델링 공사는 경험 해 본 일이지만 난관은 계속 발생하고, 민쿱 혼자서 헤쳐나가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움을 받으며 달팽이집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집의 공간을 둘러보며 상상하는 일, 지역의 전문가와 이 집을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방향을 찾는 일, 리모델링 공사를 함께할 시공자를 소개해주는 일, 리모델링에 손을 보태주는 일 등 민쿱 혼자서 할 수 없는 집을 만드는 과정들을 조합원, 전주에 사는 청년들, 지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해 나갔습니다.

전주 달팽이집 살이
리모델링이 완벽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이 집에 살게된 3명의 조합원들은 공사했던 먼지를 털어내는 일로 입주 신고식을 치뤘습니다. 입주 후에도 매주 주말이면 집안 곳곳을 청소했습니다. 조합원의 손으로 치워지고 가꿔진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온기가 느껴지는 집이 되었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달팽이집을 궁금해 하는 친구들을 초대하고, 다른 지역의 조합원들도 빈방에서 묵고 가면서, 집 안 밖으로 작은 연결고리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연결과 경험들이 집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들에게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으로 앞으로를 더 기대하고 계획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식구가 빨리 늘기를, 그리고 앞으로의 작당을 재미있게 준비하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집들이 이후에
집들이로 전주 달팽이집을 보고 난 전주의 청년들이 함께 살아보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고, 3명이 첫 입주해서 살던 집이, 6월이면 7명으로 식구가 늘게 됩니다. 아직은 함께 산다는 게 낯설고 확신이 없지만, 한번은 이렇게 살아보며 지역에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던 청년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인 전주 달팽이집은 사는 사람들의 안정적인 집으로 자리잡은 후에 또다시 지역의 거점이 되서 주변의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들을 작당해 보려 합니다.

찾아와 이야기 나눠준 분들과 달팽이집이 만들어지기까지 함께해준 분 모든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전주 달팽이집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타임라인 : 전주 달팽이집이 만들어지기까지>

2017년 여름 전주달팽이집 수요자모임 ‘전주 민달팽이’
2017년 8월 전주시 사회주택 공급운영 사업자 선정
2017년 겨울 전주 달팽이집 리모델링 & 달팽이집 공작단 시즌3
2018년 2월 전주 달팽이집 입주 시작
2018년 봄 전주 달팽이집 집들이

출처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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